Jamong on Nostr: 아나코-캐피탈리즘 사회에서는 모든 개인이 스스로의 필요와 ...

아나코-캐피탈리즘 사회에서는 모든 개인이 스스로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 각종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소비한다.
예를 들어, 개인 A는 개인 안전을 위해 치안A, 치안C, 치안Y 서비스를 조합하여 이용하고,
식료품은 식료품C, 식료품D, 식료품T 서비스를 통해 공급받는다.
반면, 개인 B는 A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에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치안B, 치안E 서비스를 선택하고,
식료품 역시 식료품A나 식료품M과 같은 기업의 제품을 선호할 수 있다.

이렇듯 아나코-캐피탈리즘 체제에서는 모든 서비스가 개인화된 선택의 결과이며,
사람들은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수많은 공급자들 중 원하는 대상을 골라 쓴다.
만약 오랫동안 이용해온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 소비자는 주저 없이 다른 기업으로 갈아탈 것이다.
이처럼 공급자는 소비자의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생존이 좌우되며,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합리적일 경우, 그 기업은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장 메커니즘은 정부의 규제가 없고, 누구든 자유롭게 창업이 가능한 환경 속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는 데 인허가나 정치적 로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끊임없이 혁신하거나 효율을 높이지 않으면 도태된다.

그 결과, 기업은 다방면의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기보다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며 전문화되고, 자연스럽게 분업이 촉진된다.
이는 소비자에게 있어 한 기업에 전반적인 삶을 의존하는 일이 없도록 해준다. 치안은 치안 전문 기업에게,
의료는 의료 전문 기업에게, 교육은 교육 전문 기업에게 각각 분리되어 제공됨으로써, 전체 서비스를 하나의 대기업에 위임하는 일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아나코-캐피탈리즘 사회가 결국 기업이 정부처럼 비대해지고, 전체를 장악하는 ‘기업 정부화’ 현상으로 귀결될 것이라 우려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업 간의 자유로운 경쟁과 창업 장벽의 부재,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이 결합된 시스템에서는
어떤 기업도 독점적 지위를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은 언제든지 더 나은 대안으로 옮겨갈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기업을 분산시키고 권력을 집중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결국 아나코-캐피탈리즘은 ‘질서 없는 야생사회’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권력 집중 없이도 질서가 유지되는 사회를 지향한다. 기업은 정부가 될 수 없고, 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