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Nostr? What is Njump?
2025-05-30 03:51:12

Jamong on Nostr: 법을 왜 지켜야 할까? 보편적인 관점에서 보면 참 우습고 황당한 ...

법을 왜 지켜야 할까?

보편적인 관점에서 보면 참 우습고 황당한 질문처럼 보일 수 있다.
우리는 당연히 '질서 있는 사회의 유지'를 위해 법을 지킨다고 배워왔기 때문에 이를 상식적으로 알고있기 때문이다.
‘무법지대’라는 표현이 시사하듯, 법이 없는 곳이란 권리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혼란의 공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말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헌법과 법률은 과연 정당하게 만들어지고 적용되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참 기이한 일이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국적과 상관없이 법적 근거에 따라 국민으로 등록된다.
그러면 자동으로 ‘국가 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 내용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법을 무조건 지켜야 하고,
어기면 나중에 알아보기 전까지는 몰랐을 처벌까지 받아야 한다. 선택의 여지도 없이 말이다. 만약 그 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극단적으로는 ‘나라 밖으로 나가라’는 식으로 밀려난다. 이건 실질적으로 반강제적인 복종이다.

물론 갓난아이에게 법 조항을 일일이 설명하고 지킬지 말지 선택하게 하자는건 비현실적이다.
유소년기의 인간은 인지능력이 미약하기에 사회활동에서 민폐를 끼치기 쉽고, 일정 수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엔 이견이 없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들의 인지능력은 가축과도 크게 다를게 없거나 그보다 약간 앞설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명제교환능력이 부족한 미성숙한 인간에게 완전한 자유를 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청소년기를 지나고 관념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 이후, 스스로와 타인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이들은 다르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런 사람들마저 가축처럼 다루려 한다.
모든 권력을 중앙에 몰아넣고, 다수결이나 소수 엘리트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만든 규칙을 강제적으로 적용한다.
수용할 수 없는 규칙 앞에서도 개인의 자유는 쉽게 무시된다.

'다수가 괜찮다고 했으니 그건 정말 최선인거야 그러니 너도 따라'라는 식의 논리는 정말 최선일까?
나는 그것보다 더 자유롭고 윤리적인 방식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지금의 중앙집중적 법 체계보다 나은 방식은 없을까?
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을 제안해보고 싶다.

우선, 유소년기의 인간에 대한 통제는 기존의 법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국가가 아니라, 아이를 낳은 부모에게 있다.
부모는 마치 자발적으로 펫샵에서 동물을 데려온 사람처럼,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리고 일정 기준, 예를 들어 ‘명제 교환 능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검증’을 통과한 청소년이나 성인은 완전한 자유인이 된다.
그 이후부터는 부모, 형제, 친구, 혹은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등과 계약을 통해 관계를 설정한다.

계약은 자기가 직접 작성할 수도 있고, 신뢰받는 조직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을 사용할 수도 있다.
초기의 계약 내용은 기본적인 사회질서를 담는다. 예컨대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절도는 금지” 같은 조항들 말이다.
이 조항을 어길 시 받게 될 처벌과 그 집행 주체도 계약서에 명시한다.

이 계약서는 마치 인증서나 주민등록증처럼 작동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은 계약 내용을 보고 본인들 사업에 해가되진않을지 판단해가며 고객을 받을지 결정할 수 있고,
한번 검증되면 추가 확인은 필요 없다. 이후에는 바로 해당 서비스업체와 새로운 약속을 맺으면 된다.

스스로 선택한 계약이므로, “왜 지켜야 하지?”라는 의문이 발생하지 않는다.
당연한 듯 지키게 되고, 스스로 내린 선택이기에 그 책임도 온전히 본인에게 있다.

심지어 “규칙 위반 시 능지처참형으로 책임지겠다”는 조항이 있다고해도 윤리적 논란 없이 집행할 수 있다.
마치 현실의 법처럼 “솜방망이 처벌”이냐 “과도한 형벌”이냐 논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모든 것이 사전 동의에 기반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질서는 이런 개인 간 자율적 계약이 누적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갈등이 생긴다면 시장에서 검증받은 중재자나 중재조직을 고용해 해결하면 되고,
합의되지 않으면 관계를 끊고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
(혹은 아무런 득도 없는 소모적인 네버엔딩싸움을 사망하는날까지 하거나)

나는 이런식으로 동작하는 비중앙화된 계약 기반 질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정의롭고 질서 있는 사회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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